< 기호와 그림자: 교차된 사랑의 세레나데 >는 바우어 새에게 영감받아 기획된 '바우어 새와 블루스' 전시(전시공간: 파동풍경)에서 선보여진 3가지 방식의 콜라주 작업이다. 바우어 새는 파푸아뉴기니에 주로 서식하면서 부지런히 수집한 물건으로 둥지를 꾸미거나 독특한 몸짓을 통해 암컷에게 구애하는 특징이 있다.
사랑의 언어/ lovers’ message (작업노트 부분 발췌)
바우어 새의 애정공세를 가만히 지켜본다. 수컷은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을 수집하기도 하고 색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랑의 언어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자는 누구인가? 자연의 규칙 속에서 이것을 구애와 유혹의 언어로 본능적으로 인지하는 암컷 바우어새? 수컷의 행위를 즐겁게 관찰하고 하나 하나 의미를 분석하는 인간? 아니면 비슷한 방식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공작새?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참새 한 마리.
온전한 전달에 대해 생각해본다. 언어는 정말로 합의된 언어인가? 규칙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가? 감각정보를 통해 수용된 사물, 이미지, 텍스트 정보들은 경험과 학습된 상징체계를 통해 해석된다. ‘합의되었다고 여겨진’ 공통의 정보는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해석으로 분해되어 저장된다.
이어 다양한 언어의 규칙이 깨지는 지점을 상상해본다. 상징이 조정되는 지점들, 변주하기 시작하는 지점들을 조망한다. 인간이 발산하는 다양한 사랑의 상징 언어들을 수집해본다. 교차시켜본다.
하나의 존재에 내재해있는 다양한 기준과 경험은 공통의 규칙 속에 어떻게 발현되는가? 공통의 규칙과 개인의 언어는 상호호환하는가? 인간이 사용하는 문자와 이미지 언어를 사용하여 다각도로 실험한다. 두 언어가 매개되는 각자의 규칙을 잠시 해제하고 문법을 섞어본다. 기존 문법의 충돌로 인해 긴장이나 상실감이 있을 수도 있고, 왠지모르게 하나의 언어같기도한 혼합물이 있을 수도 있다. 이미지가 문자의 문법을 따라가기도, 문자가 이미지의 언어를 따라가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가지 방식의 시각적 은유를 통하여 두 언어의 교집합을 찾아가고 이를 통하여 언어와 의미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작업에 쓰인 두 언어는 콜라주를 통해 각자의 단선적 서사와 규칙을 부분적으로 잃거나 체계를 상실하고 새로운 구조로 존재하게된다.
1. 'As long as you () me’ 에서 바우어 새의 다양한 수집 대상물을 담은 사진 이미지들은 하나의 구절과 중첩된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렌티큘러 이미지 속 문자와 이미지의 교차, 끊임없는 가능성들의 조우.
2. 하나의 상징 이미지의 미세한 변주를 통하여 두 언어의 혼합적 흐름을 담은 ‘Fly me to the O’. 상징적 이미지와 상징적 텍스트의 겨루기.
3. 병치적 형태의 ‘A parallel book: I love you, I love you’, 이미지와 문자의 경계면들을 조망하고 두 언어가 닮아 있는 구석들, 서로의 문법을 흉내내는 모습을 시각화해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적인 요소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운데 장을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 페이지의 병치되어있는 서사의 흐름.